남편도 아이들도 없는 저녁.
귀찮음에 이끌려 삼각김밥이나 하나 사 먹자 하고 슈퍼에 갔는데 너무 배고플 때 쇼핑을 해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음식을 사 와버렸다.
처음에 계획했던 진또배기 맵싹 갈비 삼각김밥은 당연히 구매하였고 소스와 함께 나를 부르는 광장 김밥, 거기다 조그만 용기로도 충분했을 텐데도 열라면 큰 용기를 사고 목이 막힐 거 같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에 웰치스까지 사고야 말았다.
분명 어제 삼각김밥 리뷰를 작성할 때 맵싹갈비 삼각김밥과 컵라면 조그만 용기 정도면 성인여성 한 끼로 충분하다고 썼던거 같은데 난 거의 성장기 남학생 정도로 먹는구나 싶었다.
음식들을 쭉 나둬보니 뭐 하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맛있게 먹어보자는 생각에 다 흡입하고야 말았다.
다 먹고 나서야 드는 현타!
이게 도대체 칼로리가 얼마인 건지?
코로나 이후 거의 20kg이나 쪄버려서 지금 살을 빼도 모자랄 판에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부랴부랴 다이어트 방법들을 검색해본다.
나는 기본적으로 식탐이 있는 편이어서 긴 기간을 하기보다는 짧고 굵은 다이어트를 선호하는 편이다.
자극이 되라고 멋진 몸매의 여자 연예인의 사진을 핸드폰 화면에 깔아 보기도 하고 나의 뚱뚱한 사진을 시작 화면에 넣어보기도 했지만 자극은 3일 이상 가지 못했다.
사과 다이어트, 바나나 다이어트와 같은 원푸드 다이어트에서부터 간헐적 단식까지 여러 다이어트를 거쳐왔다.
물론 성공한 적은 별로 없다. 외모에 관심이 많던 대학생 때만 몇 번 성공한 기억이...
하지만 지금 과거의 전적을 살펴볼 시간이 없다. 여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뚱뚱해진 몸을 숨길 겉옷을 벗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계란 다이어트
여기저기 찾아보니 몇 년 전 유행한 '삶은 계란 다이어트' 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의 웰빙 음식 전문가 아리엘 챈들러라는 사람이 그의 저서 'The Boiled Egg Diet' 를 바탕으로 만든 다이어트 방법이라고 한다. 2주에 무려 11kg이나 빠진다고 하니 솔깃할 수밖에 없다.
아침은 삶은 계란 2개와 채소 1 접시, 저탄수화물 과일 1회 분량.
여기서 채소란 토마토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전분이 없는 채소를 말하는데 우리의 영원한 다이어트의 친구 고구마는 탈락인가 보다.
과일은 레몬, 라임, 오렌지, 수박, 딸기, 자몽 등 저탄수화물 과일을 먹어야 한다고 나와있다.
점심과 저녁은 채소 1 접시, 삶은 계란 또는 닭고기나 생선 등 단백질 식품 소량.
채소는 역시 전분이 없는 채소를 먹어야 하며 삶은 계란과 같은 단백질 식품을 양을 적게 하여 먹어야 한다.
이 다이어트는 간식은 허용하지 않으며 물과 무가당 차, 커피를 포함한 칼로리가 없는 음료는 괜찮다고 나와 있다.
운동을 병행할 필요는 없다고 나와 있는데 아무래도 적당한 운동이 체중 감량에 더 효과 있을 거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이어트 기간은 2주라고 정해져 있는데 너무 오래 하면 영양 부족에 따른 면역 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 등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하니 욕심이 나더라도 단기간만 해야 한다.
이 다이어트는 정해진 식단을 꼭 따라야 한다고 적혀있던데 가정주부인 내가 매끼 식사를 준비하면서 이 식단을 잘 지킬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나는 계란을 기본 식단으로 하되 좀 덜 엄격하며 2주 이내에 충분한 체중 감량을 할 수 있는 걸 찾고 싶었다.
다시 이곳저곳 삶은 계란 다이어트를 검색해보다 나만의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내 맘대로 계란 다이어트
아침 : 삶은 계란 2개, 과일 소량
점심 : 일반식 적당량
저녁 : 삶은 계란 1개, 오이 1개
이렇게만 하면 감량은 확실하나 요요도 확실해진다.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다 예전에 읽었던 격일 단식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하루는 식사를 맘껏 하고 그다음날은 단식을 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격일 단식은 근육량 감소도 없었고 요요 현상도 적었다고 한다. 힘들게 살을 뺀 후 다시 요요 현상으로 더 살이 찌는 비극은 원하지 않는다.
격일 다이어트와 접목해 하루는 위의 식단을 따르고 그 다음 날은 일반식을 먹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목표는 2주 동안 5kg 감량이다. 이곳에 자신 있게 2주 후에 후기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래서 매번 다이어트의 시작을 외치며 반나절만 하다 결국은 폭식으로 이어지는 나를 바꿔볼 생각이다.
이제 바로 일어나 계란을 삶으러 가야겠다.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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