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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남편과 데이트를?

by 난누구 2022.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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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휴일도 휴일 같지 않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같이 나가서 놀기도 하고 외식을 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 다들 바빠 시간 맞추기 쉽지 않다.

  아이들은 바빠지고 이제서야 시간이 많아진 남편은 심심한가 보다. 우리 둘이라도 나가자며 애처럼 보챈다. 난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주말보다 평일에 움직이고 싶어 하는데 내 짝꿍은 나랑 맘이 맞지가 않는다.

  매번 거절하기가 미안해 오늘은 남편을 따라나서보았다.

 

분위기가 근사했던 아그라

  우선 시작은 먹는 것으로부터......

  딱히 먹고 싶은 음식이 없어 여기저기 기웃거려본다. 그냥 짜장면이나 한 그릇 먹을까? 아니면 더운데 냉면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마주친 인도 음식점.

  언젠가 외식하러 나갈 곳을 찾아보다가 한 번쯤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이들 없이 우리끼리 먹으려니 미안했다.

 

  자리에 앉아 패드로 주문을 하는 방식이다. 

  단품으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우린 복잡한 거 싫어하니까 그냥 세트 메뉴를 시켰다. 브레드, 탄두리 치킨, 인도 카레와 난, 라씨까지 모두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세트 메뉴를 시켰다.

  이 메뉴는 인원수에 맞게 주문 시에 난과 라이스, 소프트 링크는 무제한 리필되는 메뉴였는데 2인 경우 49,900원이었다.

 

아그라 세트 메뉴에 나온 커리, 난, 브레드, 탄두리 치킨
세트 메뉴에 나온 음식들

  탄두리 치킨이 나오고 브레드와 음료가 먼저 나왔다. 이것만 먼저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 난다. 

  아직 카레와 난도 안 먹었는데 이러다가 리필되는 음식은 하나도 못 먹을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카레와 난이 나왔는데 따뜻한 난이 너무 맛이 있었다. 카레와 같이 먹지도 않고 난을 뜯어먹었다는......

  결국 난은 한번 더 추가할 수 있었다.

 

  음식은 전체적으로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기본 이상은 했고, 서빙도 좋았고, 음식점 분위기도 괜찮았다. 이 정도면 외식은 성공이라고 해야 하나?

 

 

기대 이상이었던 헌트

  밥을 먹고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이 보자던 헌트를 보러 갔다.

  연애시절 영화관을 자주 갔었는데 남편은 내가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관 데이트를 자주 한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근데 연애하면 딱히 할 일이 없지 않나? 

 

  차 마시고 술 마시고 영화 보고 가끔 근처로 놀러 가고 그런 게 다 아니었나? 뭘 해서 좋은 게 아니라 상대가 좋아서 뭘 해도 좋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영화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보러 다닌 거였는데 내가 결혼 후 영화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자 남편은 속아서 결혼했다고 난리다.

  억울하면 결혼 취소하던가?^^

 

영화 헌트 포스터
두 배우를 한 영화에서 보니 좋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틀면 나오는 배우가 이정재, 정우성이다.

  이정재가 처음 감독을 맡았다는 헌트라는 영화를 홍보하러 꽤 적극적으로 예능에 나오던데 남편은 그 예능들을 보면서 우리 세대가 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긴 젊은 시절 그 두 배우가 나오던 영화들을 우리가 많이 봐왔으니까...

 

  헌트는 영화의 내용과 무관하게 오직 두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예매했던 영화였다.

  휴일이라서 그런지 극장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영화가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몰랐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밥을 먹어서 그런가 노곤해지는 게 눈꺼풀이 점점 내려왔다. 이러다 영화보다 자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건 정말 기우였다.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빠른 전개는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었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몰입되었다. 기대를 안 하고 봐서 그런 건지 아니면 영화가 정말 잘 만들어진 건지 엄청 재미있게 보았다. 남편도 꽤 만족하며 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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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과 둘이 보낸 휴일도 꽤 괜찮았다. 다시 연애하는 기분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에게 맞춰 모든 시간을 보냈던 시간은 끝이 난듯하다. 이젠 짝꿍과 남은 시간들을 행복하게 지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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