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 나는

속초 식당을 찾아서... (봉포머구리집, 김정옥할머니순두부본점, 금강산도식후경)

by 난누구 2022. 7. 26.
728x90

  아이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사람들이 너무 붐비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성수기보다 조금 일찍 다녀온 것이다. 목적지는 속초. 해수욕장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은 속초는 여러 번 가도 질리지 않는 장소이다.

  속초에는 이름난 식당들이 많이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 간 식당은 봉포머구리집, 김정옥 할머니 순두부 본점, 금강산도 식후경(고성)이다. 물론 내돈내산으로 직접 골라 간 식당이므로 나의 주관적인 의견이 강하다.

 

물회가 유명한 봉포머구리집

  재작년 속초 등대해수욕장을 찾았다. 조그만 해수욕장이어서 사람도 적고 물도 깨끗하다고 하여 찾아간 곳이다. 점심때가 되어 근처 식당을 찾아보니 물회로 유명한 봉포머구리집이 검색되었다. 그 당시에는 다들 식당에서 음식 먹는 것도 꺼리던 코로나 거리두기 시기라 우리도 포장을 해와서 그늘막 안에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은 물놀이하다가 나와서 차가운 물회와 따뜻한 성게 미역국을 먹으며 엄청 행복해했다. 그 행복했던 기억으로 이번 여행에서도 등대해수욕장과 봉포머구리집 방문을 일정에 추가하였다. 아쉽게도 등대해수욕장 간 날 중간중간 비가 내려서 포장해서 먹지는 못하고 식당에 직접 방문하여 먹게 되었다.

 

  봉포머구리집이라는 친근한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은 엄청 큰 식당 규모는 이 식당이 물회로 얼마나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는가 알 수 있었다. 안내를 받고 2층으로 가보니 잘되는 식당은 꼭 준비되어있다는 흰색 비닐이 식탁을 두툼하게 덮고 있었다. 식당 자체가 넓기도 하였지만 종업원 수도 꽤 많았다.

봉포머구리집 식당 풍경과 모둠물회와 광어물회
생각보다 더 큰 규모의 봉포머구리집과 내가 시킨 모둠물회와 광어물회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그쪽은 다 2인석이라 4인이 방문한 우리는 홀 중앙에 자리 잡고 앉았다. 주문은 각 테이블에 놓인 패드에서 직접 할 수가 있었다. 우리는 기본적인 모둠 물회와 광어 물회를 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봇 트레이가 음식을 가져다준다. 로봇이 테이블에 멈추면 직접 음식을 테이블로 옮기면 되는 시스템인데 깔끔하고 괜찮은 느낌을 받았다.

 

  드디어 2년 동안 그리워하던 물회를 먹는 순간이 왔다. 

  "응?"

  이 맛이 맞나 싶었다. 살얼음으로 시원했던 그 당시의 물회가 아니었다. 물회는 차갑지 않았고 한 입 먹었을 때 여러 가지 맛의 조화보다는 신맛만 강조되는 느낌이었다. 또 그 안의 해산물과 회 역시 신선하다는 느낌보다는 준비된 지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지 다들 별로 맛있게 먹지 못하고 반 정도는 남겨버렸다. 

  

  2년 전 맛있다고 느꼈던 게 물놀이 후 배고팠을 때 먹어서라고 하기엔 그 당시 봉포머구리집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었는데 요즘은 나처럼 맛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 걸 보니 이름의 유명세보다는 다시 기본 맛에 대한 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학사평 순두부마을의 김정옥 할머니 순두부 본점

  학사평 순두부 마을은 무려 10여 년 전 가본 곳이다. 내 기억에는 기와집들이 쭉 늘어서 있던 걸로 기억되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조금씩은 보수를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조용한 동네에서 토속적인 두부를 파는 것은 여전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학사평 순두부마을에서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그곳에서는 순두부 한 가지만 팔아서 바로 옆집인 김정옥 할머니 순두부 본점을 이용하게 되었다.

 

  요즘 웬만한 식당은 다들 입식으로 바뀌어져 있던데 이곳도 넓은 홀은 입식으로 되어있었다. 기본적으로 순두부 식당에서 파는 메뉴들을 팔고 있었는데 우리는 순두부와 얼큰 순두부, 메밀전병을 시켰다.

  기본찬이 우선 나왔는데 정갈하게 담겨있어서 반찬만 보고도 입맛이 돌았다. 추가 반찬은 셀프바에서 가져다 먹을 수 있었는데 점심시간을 살짝 넘겨서 가서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종업원 분께서 직접 가져다주셨다. 기본찬 중에서 특히 오징어젓갈이 맛있었는데 따로 판매하고 있었다.

순두부와 밑반찬들 사진과 메밀전병과 얼큰 순두부 사진
정갈하게 나온 밑반찬들과 순두부, 메밀전병 (사진보다 더 많은 밑반찬이 준비되어있다.)

  본 메뉴가 나왔는데 순두부가 굉장히 고소했다. 얼큰 순두부는 진한 빨간색이어서 굉장히 자극적으로 보였는데 막상 먹어보니 해물 베이스 국물에 집에서 만든 장맛이 나서 좋았다. 메밀전병은 겉은 바삭하고 안의 내용물은 굉장히 촉촉한 겉바속촉 그 자체였다. 기름으로 지져져서 살짝 느끼할 수 있는데 약간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다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고 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식당 평이 그리 좋지 않은 곳이었는데 우리가 간 시간이 바쁜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만족스러운 서비스와 맛있는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속초에 다시 간다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식당이다. 

 

 

 뷰 맛집 금강산도 식후경 (고성)

  엄청나게 비가 온 날 원래 가기로 했던 감자옹심이 식당 대신 찾아본 분위기 좋고 평이 좋은 식당. 숙소에서 30분 거리였지만 사진으로 본 식당 내외부와 음식들이 가보고 싶게 만들었다. 

  1인 음식으로 나오는 곳으로 바닷가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물론 음식도 굉장히 맛있다고 사람들이 칭찬해 놓은 곳이다. 하지만 식당에 앉자마자 음료 서비스 리뷰 이벤트가 걸려있는 걸 보고 잘못 온 걸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어서 창가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다. 창가 쪽을 보니 사진에서처럼 멋진 풍경이 펼쳐져있었다. 우리는 바닷가 쪽이 아닌 마을 뷰가 보이는 창가 쪽으로 자리 잡았는데 비가 오는 바깥 풍경이 꽤 운치 있었다. 

식당내부에서 바라 본 풍경과 회덮밥과 멍게알비빔밥
창가쪽 2인석 자리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실제로 보면 더 좋다)과 우리가 시킨 음식들

  식사는 회덮밥과 성게 미역국, 성게알 비빔밥을 시켰다. 우선 밑반찬이 나오는데 나오는 순간 이 집이 음식 맛집은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분식집에서나 나올법한 어묵볶음과 마카로니 샐러드와 김치라니...

  각자 주문한 메뉴를 받았고 서로 한입씩 먹고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또 이 음식을 또 먹으러 오지는 않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창 밖 풍경과 식당 안의 인테리어가 너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서 SNS 하는 사람들이라면 굉장히 좋아할 만한 장소이다. 1층은 카페가 운영되고 있던데  2층인 이 장소도 카페를 하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뷰가 맛집인 곳이다.

 

  https://place.map.kakao.com/8800516

 

금강산도식후경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해변길 95 (죽왕면 공현진리 29)

place.map.kakao.com

 

  이번 속초 여행 맛집 찾기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이 났다. 추억을 찾아 부푼 마음으로 간 곳은 예전과 달랐고, 별 기대 없이 들어간 곳은 좋았었고, 공들여서 찾아보고 간 곳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것을 먹지 않아도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서 보내는 모든 시간들이 행복했다. 그것으로 이번 여행도 성공이다.

반응형

댓글